한국인 80%가 거꾸로 쓴다”… 세균 퍼뜨리는 휴지 방향, ‘정답’은 따로 있다


“한국인 80%가 거꾸로 쓴다”… 세균 퍼뜨리는 휴지 방향, ‘정답’은 따로 있다
2026. 1. 24.
화장실 휴지 방향, 위생·먼지·편의성까지 바뀌는 올바른 걸기 기준
화장실 휴지를 거는 방향은 사소한 취향 문제처럼 보인다. 앞에서 내려오게 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벽 쪽으로 붙여 거는 사람이 더 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 선택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위생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100년이 넘은 특허 도면과 연구 결과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어떤 방향이 더 안전하고 합리적인지 분명해졌다. 놀랍게도 정답은 이미 19세기에 제시돼 있었다.
134년 전 특허가 알려준 ‘원래 방향’
두루마리 휴지를 발명한 인물은 세스 휠러다. 그는 1891년 미국 특허청에 두루마리 휴지 특허를 등록했는데, 당시 제출한 도면에는 휴지 끝이 롤의 바깥쪽으로 넘어오도록 명확히 그려져 있다.
이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발명가가 의도한 사용 방식이다. 실제로 세스 휠러는 앞서 천공 휴지 특허도 낸 인물로, 오랜 연구 끝에 완성한 두루마리 구조 역시 바깥쪽 사용을 전제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 세계 호텔들이 예외 없이 휴지를 바깥쪽으로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소 후 휴지 끝을 삼각형으로 접는 연출은 바깥쪽 방향에서만 가능하고, 사용자가 끝부분을 찾느라 롤을 만질 필요도 없어 위생과 편의성을 동시에 충족한다.
안쪽 방향이 더 위험한 이유
화장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가장 많이 쌓이는 공간이다. 연구에 따르면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비말은 초속 2m로 분출돼 최대 1.5m 높이까지 퍼진다.
이 과정에서 대장균과 녹농균 같은 세균이 벽면과 주변에 남는다.
휴지를 안쪽으로 걸면, 휴지를 뜯는 순간 손가락이 벽면에 닿을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휴지 자체가 벽을 스치며 내려오기 때문에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바깥쪽으로 걸면 손이 벽에 닿지 않고 끝부분만 잡을 수 있어 교차 오염 위험이 줄어든다.
먼지 발생량까지 달라진다
휴지는 제조 과정에서 미세한 주름이 생기는데, 이 사이에서 섬유 먼지가 발생한다. 안쪽 방향으로 걸 경우 휴지가 덮개와 강하게 마찰하면서 이 분진이 더 많이 날린다.
바깥쪽 방향은 덮개가 휴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여 마찰이 최소화되고, 공기 중으로 날리는 지류 분진도 줄어든다. 이는 호흡기로 흡입되는 미세 먼지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끊기 쉬운 방향은 따로 있다
휴지걸이 덮개는 본래 바깥쪽 방향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아래로 당기면서 덮개를 누르면 절취선에 힘이 고르게 전달돼 깔끔하게 끊어진다.
반대로 안쪽 방향은 힘의 각도가 어긋나 휴지가 비뚤게 찢어지거나 덮개에 접히는 일이 잦다. 사용 중 불편함이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화장실 휴지 방향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발명가와 과학이 답을 내놓은 영역이다. 지금 집 화장실 휴지를 한 번 확인해 보자.
안쪽으로 걸려 있다면, 바깥쪽으로 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초다.
그 작은 변화가 세균 접촉과 먼지 노출을 동시에 줄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