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하에 거대한 비밀 창고...


울산 지하에 거대한 비밀 창고… 한국이 1억 4600만 배럴을 숨긴 이유
2025. 11. 27.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의 심장 역할을 할 거대한 지하 석유 저장소가 마침내 완성되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2021년 11월 19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일원 지하에 조성된 '울산 석유비축기지 준공식'을 열고 41년 동안 추진해온 국가 석유 비축 계획의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1. 80m 지하에 건설된 '에너지 요새'의 규모
울산 석유비축기지는 지하 80m 깊이의 단단한 암반 지대에 건설되었습니다. 이곳에는 폭 18m, 높이 30m, 길이 2.97㎞에 달하는 터널형 지하 저장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총 1030만 배럴의 원유를 채울 수 있습니다. 이는 단일 기지로서도 엄청난 규모입니다.
배경: 지하 저장소는 지상 탱크를 철거하고 조성되었으며, 주변 환경에 영향을 덜 주어 안전성이 높고, 건설 및 관리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역사: 이 프로젝트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은 후, 1980년부터 추진되어 온 석유비축계획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울산 기지의 준공으로 정부의 41년 숙원 사업이 완료되었습니다.
2. 1억 4600만 배럴, 200일 버틸 수 있는 '안보 자산'
울산 비축기지(1030만 배럴)가 완성됨에 따라, 한국은 전국 9개 비축기지(울산, 거제, 여수, 서산, 구리, 평택, 용인, 동해, 곡성)에 총 1억 4600만 배럴 규모의 석유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정부 비축유: 현재 정부가 비축한 97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 외부에서 석유를 도입하지 않아도 106일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민간 보유량 포함: 민간이 보유한 1억 배럴까지 합칠 경우, 국내 사용일수는 약 200일로 늘어납니다.
석유 저장 시설은 국제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한 시기에 국가 경제의 안정성을 지키는 중요한 방파제 역할을 수행합니다.
3. '원자재 안보'로 확장: 미래에 대비하는 한국의 전략
울산 석유비축기지 건설은 단순히 석유 비축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당시 요소수 사태 등 원자재 수급 불안정 현상이 커지자, 정부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주요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망을 분석하고 비축 품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는 석유와 같은 에너지 자원뿐만 아니라, 요소수 같은 산업 필수 원자재까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고 수입국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적 대응'입니다. 시공을 담당한 SK 에코플랜트를 비롯해 설계, 감리, 공사 협력업체들(삼안, 벽산 엔지니어링, 동아지질, 유벡)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한국은 고난도 지하 건설 및 에너지 플랜트 기술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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