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사령관은 로봇, '무서운 현실'…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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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사령관은 로봇, '무서운 현실'…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공작새 0 16 03.10 21:56
이란전쟁 사령관은 로봇, '무서운 현실'…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강민구2026. 3. 10. 17:42

[전쟁 좌우하는 AI]
아이언맨 전쟁 온다…빅테크가 바꾸는 군사질서, 한국도 예외 없다
실리콘밸리가 설계한 전장
빅테크가 군사 패러다임 바꾼다
완전자율살상무기 논쟁 재점화
AI 전쟁의 ‘레드라인’ 어디까지

[이데일리 강민구 안유리 기자] 인공지능(AI)이 전쟁의 문법을 바꾸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에 머물던 AI가 이제 실제 전장에서 표적을 가려내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작전 속도를 끌어올리는 단계로 들어섰다. 글로벌 빅테크가 만든 AI가 군사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편입되면서, 전쟁은 더 이상 병력과 화력만의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의 이란 공습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공습 첫날 1000여 개 표적 타격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팔란티어가 구축한 군사 AI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이 활용됐다. 위성과 감시 자산을 통해 수집한 대규모 기밀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표적과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작전의 정교함을 높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지원까지 더해지며 작전 속도를 높이고 이란의 반격 능력을 약화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불타는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사진=연합뉴스)
데이터·알고리즘이 전장 지배하는 시대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알고리즘 전쟁’이 현실로 들어왔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 통합, AI 분석, 인간 승인 체계가 결합한 형태가 새로운 군사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판단을 내리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AI가 먼저 방대한 데이터를 읽고 선택지를 압축한 뒤 인간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전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드론을 넘어 로봇과 각종 무기체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강상기 한양대 AI솔루션센터장은 “이 같은 흐름이 더 진전되면 ‘아이언맨’과 유사한 형태의 무기체계도 현실화할 수 있다”며 “피지컬 AI 확산이 국방 분야 패러다임 전환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실제 움직이는 전투 시스템에 결합되면 전쟁의 양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리콘밸리가 설계하는 미래 전쟁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번 전쟁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개발한 첨단 기술이 국방 영역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리콘밸리에서 개발된 AI와 소프트웨어가 실제 군사작전의 핵심 인프라로 작동하면서, 군사력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쟁 로봇의 뇌에 해당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국내 방산업계에서도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같은 대기업은 물론 코난테크놀로지, 펀진, 마음AI 등 스타트업까지 AI와 국방 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휘통제 AI와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전장의 지휘통제를 돕는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통신 교란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드론이나 사족보행 로봇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국의 기술적·제도적 준비 수준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지휘통제 체계와 군사 AI의 실제 운용 측면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한국도 독자 기술 개발과 동맹 기반 협력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AI 윤리,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문제는 AI의 군사 활용이 커질수록 윤리와 통제의 문제가 더 무거워진다는 점이다. 이번 전쟁에서 AI가 실질적인 군사 효과를 입증한 만큼, 앞으로는 어디까지 AI에 맡길 것인가가 더 큰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앤스로픽의 클로드를 둘러싼 갈등은 이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군이 군사 목적으로 AI 활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정부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고, AI의 군사적 사용 범위를 둘러싼 긴장도 드러났다.

김진형 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앤스로픽 측이 (완전자율살상무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을 때 다른 기업들까지 함께 제동을 걸었어야 하는데, 오픈AI가 곧바로 대체하겠다고 나서면서 미국 정부가 스스로 조심할 유인이 줄어든 부분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간 경쟁이 AI 군사 활용의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도 같은 고민이 제기된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국방 AI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완전자율살상무기 같은 고위험 영역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둘러싼 국제 규범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며, 한국도 이 문제를 둘러싼 전략적 판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백서인 한양대 글로벌문화통상학부 교수도 “AI를 군용으로 쓰지 말자는 자발적 합의가 있었지만 이번 전쟁을 계기로 사실상 의미가 약해졌다”며 “AI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 때문에 국방 AI 응용이 필요할 수 있지만, AI 레드라인은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쟁의 중심축이 병력과 무기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만든 기술이 전장을 설계하고, 빅테크가 군사 질서 재편의 한 축으로 떠오르는 시대다. ‘아이언맨 전쟁’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과장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역시 이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으며, 기술 확보와 윤리 기준, 제도 설계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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