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4·7 재보선 與 참패, 文대통령에 참담한 타격"
입력2021.04.08. 오전 9:02 수정2021.04.08. 오전 9:03
박병진 기자
"LH 부동산 투기 의혹, 선거에 영향 줬다" 분석도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마스크에 '부동산 부패청산'이 쓰여져 있다. 2021.3.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미국 언론 등 주요 외신들은 4·7 재보궐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참담한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시장 선거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에 패배했다"며 "한국의 양대 도시의 유권자들은 곤경에 처한 지도자(문 대통령)에게 또 한 번의 참담한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NYT는 "이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분노 표시"라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옮기며 "한때 문 대통령에게 충성했던 유권자들, 특히 20대와 30대가 문 대통령을 무더기로 포기함에 따라 민주당이 가파른 도전에 직면해 있음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NYT는 그러면서 한때 젊은 유권자들을 위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위선적인 관행에 대한 냉소를 나타내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국민의 오랜 불만이 누적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제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 대통령이 됐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4·7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줬다고도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갤럽이 지난달 23~25일 실시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29%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는 최근 문 대통령 휘하의 공무원과 정치인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에서 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에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32%로 2017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가장 낮았고 정당 지지율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LH 관계자들이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돈을 챙기려 했다는 비난은 선거를 앞두고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치솟는 집값, 심화되는 불평등, 섹스 스캔들, 북한과의 관계 악화로 최근 몇 달 동안 지지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AFP통신 또한 수도 서울의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 4·7 재보궐 선거의 핵심 쟁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많은 젊은 시민들이 내 집 장만을 할 수 없게 된 데 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한국의 양대 도시에서 열리는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국민의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국내 정치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새벽 개표가 완료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279만8788표(57.5%)를 얻어 190만7336표(39.18%)에 그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시장에 당선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96만1576표(62.67%)를 얻어 52만8135표(34.42%)에 그친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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