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 가스 석유 매장 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자, 단숨에 온라인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기대 섞인 반응과 함께 과거 사례를 재조명하며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고,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밝혔다.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포항 영일만’ 등이 트랜드 키워드로 떠올랐다. 10분 단위로 수집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바탕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를 제공하는 ‘이슈링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키워드 랭킹 1위는 ‘포항’이었다. 이 밖에도 ‘윤석열’ ‘대통령’ ‘앞바다’ ‘산유국’ ‘동해’ 등 관련 키워드 다수가 10위권 내에 자리했다.
네티즌들은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면 아예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닐 것 같다” “제발 정말이길 바란다” “우리나라도 이제 산유국 되는 건가요”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한국석유공사는 1998년 울산 남동쪽 58㎞ 해상에서 가스전을 발견했다. 2004년부터 동해 1·2 가스전을 개발해 2조6000억원어치의 천연가스와 원유를 생산했다. 당시 한국은 세계에서 95번째 산유국이 됐지만, 이들 가스전은 2021년 말 생산이 종료됐다. 만약 이번에 탐사 시추를 거쳐 상업적 생산이 시작되면 한국은 다시 산유국 지위를 회복하게 된다.
반면 “영일만 석유 얘기가 언제 적부터 나오던 건데 이제 와서 발견되나” “예전에도 수익성 없어서 접었던 거 아닌가” “석유 매장 가능성 가장 높다던 7광구는 어디 갔나” 등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3일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자 한 네티즌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일만 석유 발견’은 1976년 1월 15일 박정희 대통령이 처음으로 발표했다. 얼마 전 1차 오일쇼크(1973~1974년)로 고통을 겪었던 국민들은 산유국의 꿈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하지만 1년여 만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며 개발이 중단됐다.
전두환 정권 초기인 1981년에는 인도네시아 마두라 해저에서 한국 정부가 유전 개발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생산량이 기대를 크게 밑돌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개발은 멈췄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가 매장됐을 수 있다며 개발을 추진한 ‘제7광구’의 경우 일본과의 공동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7광구 대부분은 한반도보다 일본 열도에 가깝다. 처음 개발을 시작하던 1970년대에는 대륙붕 경계를 가르는 국제법 기조가 한국에 유리했으나, 이후 ‘거리에 따라 판단한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일본은 공동개발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2020년부터 일본 해상보안청은 7광구 내에서 독자적으로 해양과학 조사를 하고 있다.
한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가능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했다. 안 장관은 이날 “한국석유공사가 동해만 해도 27번 시추 시도를 했다”며 “그동안은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지난 12년간 모은 자료를 가지고 이번에 정밀 분석한 결과 상당히 높은 수준의 매장량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세계적 에너지 개발 기업들이 이번 개발에 참여할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 실제 매장량을 확인한 후 2027년쯤 공사를 시작하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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